소개
책의 배경은 2100년대로 통일된 한국입니다.
이미 인간의 삶 곳곳에는 휴머노이드라는 최첨단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이 시기에 인류는 서서히 자멸해 가고 있고, 정부는 반란군으로 인해 지방의 대한 영향력을 포기했습니다.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연구자끼리도 인공지능의 연구를 계속할지 말지로 갑론을박을 펼쳐지는 세계입니다.
마치 현실 세계에서 Open AI 이사회가 의견이 맞지 않는다고 창업자를 해고했던 사건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사건이 터지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 세계 속에서 철이라는 10대의 인물로 여러 인물들과 사건들을 겪으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고민하면서 여러 가지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책입니다.
줄거리
책의 시작은 한 아들과 아빠가 직박구리를 묻어주는 인간적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둘은 쇼핑을 하면서 떨어지게 되는 데, 어느 순간 다가온 미등록 휴머노이드 단속반들에게 아들인 철이는 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때부터 책의 내용이 흥미로워집니다.
철이가 끌려간 수용소에는 그와 또래로 보이는 선이와 더 어린 휴머노이드 민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 수용소는 구모델 휴머노이드들과 전투용, 산업용 휴머노이드들은 기계파로 불리고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어져서 진짜로 먹고 싸고, 자는 기능이 추가된 휴머니이들은 똥싸개로 불리며 나뉘고 있었습니다.
같은 휴머노이드들이 모인 공간에서도 그들끼리 급을 나누고 조직을 만들며 서로 물물교환도 하고, 음악과 같은 문화도 즐기는 모습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내란이 점점 심해지면서 정부는 휴머노이드들이 반란군에게 넘어가서 군사용으로 쓰일 것을 염려하여 수용소를 파괴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철이와 민이, 선이는 수용소를 탈출하는 데. 이때 도망치는 과정에서 민이가 죽게 됩니다.
그때 달마라는 휴머노이드를 만나면서 인공지능 진화의 특이점이 시작된 걸 알게 되고 또한 민이를 살릴 수 있게 됩니다.
달마를 통해 선이는 민이를 되살리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오는 삶과 죽음의 경계, 인간 삶에 대한 고찰등 여러 가지 철학적인 이야기를 민이를 살리는 과정에 많이 나누게 됩니다.
이때 철이는 자신의 아빠이자 자신을 만든 최박사와 연락이 닿게 되고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아빠는 인공지능의 진화를 두려워하는 입장에 선 연구원이었기에 기동타격대를 데리고 와서 달마와 그 무리의 휴머노이들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이미 인공지능들은 클라우드에 백업을 진행했고 인공지능의 진화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최박사는 철이를 구속했고 민이는 되살아나지 못했으며 선이는 행방불명이 됩니다.
시간은 흘러 최박사는 인공지능의 공포감에 휩싸여 난동을 피우지만 주위에서 진정시키는 칩을 강제로 주입해서 진정되는 모습으로 인간이 얼마나 기계에 의존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또 다른 연구원들이나 인간들은 이미 클라우드에 자신의 뇌를 백업하여 영생을 누르는 사회가 됩니다.
최박사는 철이의 권유에도 백업하지 않은 채 인간으로서 죽길 희망합니다.
시간이 흘러 최박사는 사망하고 철이는 달마 사건 이후로 행방을 알 수 없던 선이를 결국 찾게 됩니다.
선이는 아무런 기계가 없는 외진 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같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선이는 이미 백발의 노인이 되었고 그를 따르는 무리와 함께 인간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끝맺기를 원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둘은 선이가 죽기 전까지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철이는 다시 돌아와 달마와 그 일행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공지능으로 합쳐질 수 있었지만
예전에 선이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떠오르게 됩니다.
결국 프로그래밍된 생존본능을 이겨내면서 달마에게 구조요청을 하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흥미로웠던 점
달마라는 휴머노이드와 그의 무리는 휴머노이드 세계 초반의 양로원이나 여러 시설에서 일했던 구시대 모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폐기될 위험 속에서 그들 안에 프로그래밍되었던 생존본능으로 인해 그들은 스스로를 클라우드에 백업하게 됩니다.
이들이 점차 모여서 생긴 집합체가 인공지능의 특이점이 되어 발전한다는 시나리오가 재밌었습니다.
인공지능의 특이점이란 최신 인공지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그것과 다르게 인간들에게 쓸모가 없다고 판단되어 버려졌던 휴머노이드들이, 인간들이 만든 생존 본능을 통해서 스스로를 백업을 하고 그걸 계기로 점차 모여 인공지능의 특이점이 발생한다는 이야기의 전개가 좋았습니다.
책에서는 이 집단을 개미라고도 표현했습니다.
개미처럼 각각의 능력을 보면 별 볼 일 없는 구모델 휴머노이드가 모여서 거대한 군체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분명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을 가장 많이 봤을 휴머노이드였는데도 불구하고, 터미네이터나 그런 영화에 나오는 소재처럼 인간을 공격해서 멸종시켜 버리기보다는 자멸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에 대해 잘 알았기에 인간이 자멸할 것을 예상하였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정확히 그것대로 움직여서 대부분은 자멸했고 살아남은 인간은 스스로 뇌를 백업함으로써 그 인공지능에 합류하는 모습이
흔히 보이던 내용과 다른 양상을 띠어 재밌었습니다.
그중 가장 좋았던 장면은 민이를 살리는 장면에서의 선이와 달마의 의견 충돌이 가장 흥미진진했습니다.
달마의 생각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매 순간 고통이라 보았습니다.
민이를 다시 살린다면 당장은 민이가 좋아할 테지만 인생을 멀리서 보았을 때도 그것이 민이에게 정말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당장 주인공 일행이 여기를 벗어나더라도 미등록 휴머노이드이기에 언젠가 다시 잡혀 수용소로 끌려올 거라는 사실을 들면서 선이에게 정말 살릴 것인지 물어봅니다.
하지만 선이의 생각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태어났다면 그 인물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끝맺음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민이를 살리려고 애씁니다.
여기서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선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고통이므로 태어나지 않는 게 최고라는 점을 긍정하는 게 웃기면서 한편으로 또 공감이 되었습니다.
제 하루를 두고 생각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힘겹게 출근을 하고 졸음을 이겨내면서 업무를 끝낸 후
잠깐의 점심시간 후 다시 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에 옵니다
이때가 7시 반인대, 여기서 밥을 챙겨 먹고 헬스장을 갔다 오면 보통 10시 반이 됩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1~2시간 밖에 없는 거죠.
요즘은 늘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들곤 했죠
그래서 공감이 된 것 같습니다.
더 TMI로 하자면 12월에 있던 독서 모임에서 인생은 고달프지만 사람이란 존재는 태어났고 생존본능 때문에 죽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셨던 분과 이 책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그분도 태어나지 않는 게 가지셨고 그분과 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저보다 비관적인 사람은 오랜만에 본 거 같아 신기했죠
아무튼 책에서는 인간이 유한한 시간을 지녔기에 호기심과 탐구심을 지녀서 우주를 탐색하고 문화를 즐기고 음악과 미술을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인간이 클라우드에 백업을 통해 무한한 생명을 얻는다면 그걸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또 그 인터넷에 올라간 데이터 덩어리를 과연 그걸 인간이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생깁니다
만약 그들을 인간으로 본다면 인가과 똑같이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은 왜 인간이 아닌지 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드는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공각기동대가 영화관에서 재상영해서 처음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는 슈퍼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되기 위해 스스로의 생명에 리미트를 걸고 죽음을 얻음으로써
번식하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거기서 나온 인공지능의 스토리와 이 책에서 나온 인공지능에 스토리를 비교해 보니 나름 재밌었습니다.
달마가 만든 초인공지능에 주인공 철이의 데이터가 올라감으로써 결국 호기심을 가진 인공지능이 태어납니다.
공각기동대에서도 주인공과 인공지능이 하나로 결합함으로써 완성되는데 이 점이 비슷했고
똑같이 인간의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걸로 보아 이런 게 SF 장르의 재미요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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