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게 된 동기
저번에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보니, 이 작가의 원조 히트작인 마션도 궁금해졌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보다는 살짝 별로네요.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니, 낙관적인 주인공으로 일련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헤일메리의 주인공이었던 그레이스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게 자연스럽게 둘을 비교하게 됩니다.
거기서 문제가 되는게, 두 주인공의 성격이 너무 똑같아요.
그렇다 보니 마션을 읽는 데, 계속 그레이스가 느껴지는 마법이 벌어지게 됩니다
분명 마션도 나쁘진 않은데, 굳이 두 책을 두고 무엇을 읽을지 고민한다면 무조건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프로제트 헤일메리가 이야기의 완성도, 엔딩, 흥미, 재미 등 여러 부분에서 훨씬 좋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앤디 위어의 스타일이 이미 이 책에서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든 건 좋았습니다.
마션을 쓴 작가가 더 글을 다듬어서 더 좋게 낸게 프로젝트 헤일메리다라는 게 느껴집니다.
인상 깊은 포인트
아무래도 좆됐다
이 문구로 시작하는 구성이 주인공 와트니의 성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준 점이 좋았습니다.
저 짧은 문구로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를 딱 느낄 수 있게 해 줬죠
아래 모습들로 주인공의 성격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할 때, 지구의 식물학자들의 의견을 쌍그리 무시하고 내가 화성 최고의 식물학자다 내가 곧 법이다라는 모습이 다소 과격하기도 하고 감자재배로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고집을 부리는 장면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의 직업인 식물학자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보이는 모습.
지구에 살아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돌아가면 손자, 손녀들한테, 이 할아비는 "화성에서 오줌으로 로버(화성에서 타는 이동수단)에 쓰일 에너지도 만들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걸 상상하는 긍정적인 모습.
자신의 실수로 하나밖에 없는 지구와의 통신 수단을 망가뜨려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릴 상황이지만
이 와트니 사전엔 그런 말은 없다는 듯이 금세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든 해결책이나 개선안을 찾는 모습.
위와 같은 여러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보이는 와트니라는 인물을 설명하게 되는데
이게 처음에 보았던 저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는 점이 참 재밌게 다가왔습니다.
책을 살 때 보통 첫 페이지나 목차나 책의 커버를 보게 되는데 이렇게 첫 페이지부터 강렬한 문장으로 "이 책은 이런 책이다"라고 메시지를 주는 점이 참 좋은 거 같아요, 아무래도 서점에 가서 책을 보면 한 권, 한 권 내용을 파악하고 사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드는데.
이런 식의 내용 글의 형태를 알려주는 방식이 너무 좋고 재밌습니다.
이 책의 작가 엔디 위어는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그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해결하는 밝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주인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을 독자에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는 자연스럽게 와트니를 응원하게 만드는 데
이때 독자는 주인공에게 동화가 되어서 좀 더 낙관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데 이런 구성이 참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문제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회사안에 작은 팀들끼리도 치고받고 싸우는데 책에서는 국가들끼리 단합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물론 뒤에서 거래도 하고 그랬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포인트
마션이라는 영화가 너무나도 크게 성공하다 보니, 영화를 안 본 저도 와트니가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모습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스토리의 윤곽을 알고 책을 읽다 보니 책의 집중이 잘 안 되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진짜, 하나도 스포를 당하지 않고 봤던지라 중간에 로키를 만나려고 노력하는 장면, 만나는 장면, 서로를 알아가는 장면, 그리고 번역기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까지 계속되는 도파민요소가 있었는데, 그에 비해 마션은 조금 밍밍한 맛이었죠
다시금 스포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만약 마션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다면 그냥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으라고 권할 거 같습니다.
느낀 점
2월 8일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머릿속에서 정리하다 보니 재밌는 점을 찾은 것 같습니다.
와트니가 정신을 붙잡고 살 수 있엇던 이유는 기록했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와트니는 화성에 혼자 남겨지고 몇 번씩이나 죽을뻔하고, 여러 사건 사고들을 겪지만 정신을 붙잡을 수 있던 이유는 자신이 쓴 일기가 화성에서의 가장 처음 또 가장 오래 산 사람의 기록이 될 예정이라는 것에 자부심 가져서 열심히 적었고 이걸로 인해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일기를 씀으로써 자신 한번 돌아보면서 외로움도 어느 정도 달래고 사건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었던 거죠, 또 넓게 보니까 여러가지 해결책도 생각나고 그런 것 같습니다.
기록이 참 중요한 거 같습니다.
저도 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몇 달간을 꾸준히 읽을 수 있던 이유는 독서모임 덕분도 있지만 블로그에 글을 정리하는 루틴 덕분인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쓴 글을 다시 읽으면 어느정도 생기는 창피함과 부끄러움은 어렵지만 글을 다 쓰면 드는 성취감이 제게 계속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와트니도 화성에서의 기록을 함으로써 나는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부심 덕분에 그 모든 일들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독서 모임 이야기를 더 하면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다른 분이 말씀하시기를, 독서 모임에서 얻은 점도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하셨는데 들어보니 좋은 것 같더군요
이제부터는 어느 정도 독서모임 이야기도 섞는 게 재밌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태까지 SF 책은 작별인사, 프로젝트 헤일메리, 마션까지 해서 총 세 권을 읽어봤는데
제게 SF 장르는 너무 현실적이면 흥미가 별로 안 생기고 재미가 없어지지만 판타지 요소를 한 꼬집 넣거나 철학적인 질문을 내포하게 된다면 취향에 잘 맞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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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된 동기
저번에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보니, 이 작가의 원조 히트작인 마션도 궁금해졌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보다는 살짝 별로네요.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니, 낙관적인 주인공으로 일련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헤일메리의 주인공이었던 그레이스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게 자연스럽게 둘을 비교하게 됩니다.
거기서 문제가 되는게, 두 주인공의 성격이 너무 똑같아요.
그렇다 보니 마션을 읽는 데, 계속 그레이스가 느껴지는 마법이 벌어지게 됩니다
분명 마션도 나쁘진 않은데, 굳이 두 책을 두고 무엇을 읽을지 고민한다면 무조건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프로제트 헤일메리가 이야기의 완성도, 엔딩, 흥미, 재미 등 여러 부분에서 훨씬 좋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앤디 위어의 스타일이 이미 이 책에서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든 건 좋았습니다.
마션을 쓴 작가가 더 글을 다듬어서 더 좋게 낸게 프로젝트 헤일메리다라는 게 느껴집니다.
인상 깊은 포인트
아무래도 좆됐다
이 문구로 시작하는 구성이 주인공 와트니의 성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준 점이 좋았습니다.
저 짧은 문구로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를 딱 느낄 수 있게 해 줬죠
아래 모습들로 주인공의 성격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할 때, 지구의 식물학자들의 의견을 쌍그리 무시하고 내가 화성 최고의 식물학자다 내가 곧 법이다라는 모습이 다소 과격하기도 하고 감자재배로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고집을 부리는 장면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의 직업인 식물학자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보이는 모습.
지구에 살아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돌아가면 손자, 손녀들한테, 이 할아비는 "화성에서 오줌으로 로버(화성에서 타는 이동수단)에 쓰일 에너지도 만들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걸 상상하는 긍정적인 모습.
자신의 실수로 하나밖에 없는 지구와의 통신 수단을 망가뜨려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릴 상황이지만
이 와트니 사전엔 그런 말은 없다는 듯이 금세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든 해결책이나 개선안을 찾는 모습.
위와 같은 여러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보이는 와트니라는 인물을 설명하게 되는데
이게 처음에 보았던 저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는 점이 참 재밌게 다가왔습니다.
책을 살 때 보통 첫 페이지나 목차나 책의 커버를 보게 되는데 이렇게 첫 페이지부터 강렬한 문장으로 "이 책은 이런 책이다"라고 메시지를 주는 점이 참 좋은 거 같아요, 아무래도 서점에 가서 책을 보면 한 권, 한 권 내용을 파악하고 사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드는데.
이런 식의 내용 글의 형태를 알려주는 방식이 너무 좋고 재밌습니다.
이 책의 작가 엔디 위어는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그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해결하는 밝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주인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을 독자에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는 자연스럽게 와트니를 응원하게 만드는 데
이때 독자는 주인공에게 동화가 되어서 좀 더 낙관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데 이런 구성이 참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문제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회사안에 작은 팀들끼리도 치고받고 싸우는데 책에서는 국가들끼리 단합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물론 뒤에서 거래도 하고 그랬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포인트
마션이라는 영화가 너무나도 크게 성공하다 보니, 영화를 안 본 저도 와트니가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모습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스토리의 윤곽을 알고 책을 읽다 보니 책의 집중이 잘 안 되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진짜, 하나도 스포를 당하지 않고 봤던지라 중간에 로키를 만나려고 노력하는 장면, 만나는 장면, 서로를 알아가는 장면, 그리고 번역기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까지 계속되는 도파민요소가 있었는데, 그에 비해 마션은 조금 밍밍한 맛이었죠
다시금 스포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만약 마션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다면 그냥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으라고 권할 거 같습니다.
느낀 점
2월 8일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머릿속에서 정리하다 보니 재밌는 점을 찾은 것 같습니다.
와트니가 정신을 붙잡고 살 수 있엇던 이유는 기록했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와트니는 화성에 혼자 남겨지고 몇 번씩이나 죽을뻔하고, 여러 사건 사고들을 겪지만 정신을 붙잡을 수 있던 이유는 자신이 쓴 일기가 화성에서의 가장 처음 또 가장 오래 산 사람의 기록이 될 예정이라는 것에 자부심 가져서 열심히 적었고 이걸로 인해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일기를 씀으로써 자신 한번 돌아보면서 외로움도 어느 정도 달래고 사건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었던 거죠, 또 넓게 보니까 여러가지 해결책도 생각나고 그런 것 같습니다.
기록이 참 중요한 거 같습니다.
저도 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몇 달간을 꾸준히 읽을 수 있던 이유는 독서모임 덕분도 있지만 블로그에 글을 정리하는 루틴 덕분인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쓴 글을 다시 읽으면 어느정도 생기는 창피함과 부끄러움은 어렵지만 글을 다 쓰면 드는 성취감이 제게 계속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와트니도 화성에서의 기록을 함으로써 나는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부심 덕분에 그 모든 일들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독서 모임 이야기를 더 하면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다른 분이 말씀하시기를, 독서 모임에서 얻은 점도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하셨는데 들어보니 좋은 것 같더군요
이제부터는 어느 정도 독서모임 이야기도 섞는 게 재밌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태까지 SF 책은 작별인사, 프로젝트 헤일메리, 마션까지 해서 총 세 권을 읽어봤는데
제게 SF 장르는 너무 현실적이면 흥미가 별로 안 생기고 재미가 없어지지만 판타지 요소를 한 꼬집 넣거나 철학적인 질문을 내포하게 된다면 취향에 잘 맞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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