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자취를 위해 방을 알아보는 중인데
이걸 일기처럼 기록해 두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적기로 했다.
자취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특별하진 않은 것 같다.
그저 본가에서 나오고 싶었고, 경제적 자립이란 걸 해본 사람이 개인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보였기에
취업을 한 이후로는 쭉 마음속 한구석에서 자취를 꿈꾸고 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왜 지금까지 자취를 안 했냐 하면 이유는 내가 지금까지 누리던 걸 다 놓는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이 있던 것 같다.
그 불안감을 부순 계기는 알바 때문인 거 같다.
나중에 알바 일기로도 적을 것 같은데, 나에게 알바는 약간 무서운 존재였다.
특히 그중에 서비스 직은 더 무서웠다, 정확히 알바가 무섭다기보다는 내 처참한 일머리와 센스를 직접 마주 보게 되는 알바라는 환경에서
내가 나에게 실망할까 봐 무서웠던 것 같다.
나중에 더 자세히 적을 거니
일단 지금 간단하게 요약하면 매우 잘 해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알바라는 벽을 깨보니 자취도 솔직히 하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차저차해서 독립하기로 결심했다.
아직 나는 독립을 안 해봐서 그런지 환상이 좀 있을 수 있다.
그레서 현 상황에서 내가 느끼는 독립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장점
- 나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있으면 아무리 개인주의를 적용하더라도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쌓이게 된다고 생가한다
물론 가족이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 소속감은 다른 걸로 대체 불가능하지만
인생에서 나와 평생 함께 하는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우리는 게임에서 새로운 장비를 얻으면 장비를 어떻게 쓸지 알기 위해 시간을 쓰는 데
나와 평생 하는 나 자신을 알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게 요즘 내 생각이다. - 좀 더 사회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내가 하는 알바, 회사로도 사회나 인간관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긴 하다.
그런데 그 세계는 매우 작고 고정적이고 변화의 폭이 적다.
그거와 비교해서 사는 곳을 바꾼다는 변화는 내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 같다.
이 경험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재밌을 듯
주저리주저리 적어놨지만 이 이유가 가장 크다
사실 재밌을 것 같다, 모든 결정에 내가 한다는 건 솔직히 귀찮고 힘들겠지만 한편으로는 재밌을 것 같아 기대된다.
나는 회사를 다니며 가장 재밌을 때가 바로 내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밀고 나갈 때였다.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기보다는 내가 궁금한 거, 원하는 걸 해보는 게 확실히 재밌었다.
이것도 자취에 대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단점
- 외로울 듯
내 이십몇 년 살면서 느낀 나라는 사람은 외로움을 잘 느끼는 편인 거 같다.
자취를 하면 조금 외로울 때가 생길 것 같다. - 돈이 많이 나간다
자취하는 친구들 이야기도 듣고 부동산도 좀 찾아보니 공과금 포함하면 월에 못해도 70은 나갈 것 같다.
즉 일 년에 840만 원이 나가는 거다.
이자를 5%라 가정하면 882만 원.. 거의 900이라는 돈이 사라지는 거다.
그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예금을 할 수도 있다.
과장 보태서 매달 해외여행도 갈 수도 있고 아반떼 정도는 살 수 있는 돈이다.
이게 고정적으로 나가야 된다는 점은 지갑이 아플 것 같다.
위처럼 장/단점이 있고 쭉 나열해 보니 해볼 만한 거 같다.
솔직히 자취, 독립이란 게 귀찮기만 한 일이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까
남들 다 하는 거고 그렇게 허들이 높지도 않다, 물론 전세 사기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월세니까..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했지만 그래서 결론은 자취를 하기로 했다!
집 보기
지역선정 이유
지역은 회사에서 35분 정도 거리인 사당역으로 하기로 했다.
회사랑 적당하게 가깝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친구들 + 타 지역 친구들도 만나기 좋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제 사당동을 가보니 지금 내가 살고 있던 동네랑 느낌이 비슷해서 익숙해서 좋았다.
약간 92년대 건물같이 구축 건물들과 리모델링 건물 + 가끔 보이는 15년대 전후 신식 건물의 콜라보가 좋았다
근처 인프라도 튼튼하고
부동산
내게 부동산을 소개해준 중개사 분들은 5명 정도고 연락을 돌린 부동산은 8개 정도 되는 거 같다.
내가 선택한 방식은 무작정 가보고 부동산안에 주인분이 계시면 저는 1000/50 조건으로 지하 아니고 넓은 원룸 찾아요~라고 물었다.
물론 사당동에 이런 매물은 흔치 않았다.
그러다가 한 부동산 중개인이 1500에 관리비 포함 55로 구축 건물을 소개해줬다.
솔직히 보자마자 "오 여기 정도면 살만 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중개사가 소개한 두 번째 집은 앞선 집보다 많이 별로였다.
나는 "아 이게 처음에 괜찮은 집 보여주고 두 번째는 별로인 집 보여주는 방식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좀 더 보고 온다 하고 다음 부동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3시간 정도 더 보고 나니 가면 갈수록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 본 집이 너무 선녀였고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처음 봤던 부동산에 전화를 해보니, 계약 중이라고 해서 여기서 1차적으로 절망했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부동산에 직접 찾아가서 다시 물어보니 이미 계약 완료했다는 점에 2차적으로 절망했다.
순간적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왜 나는 괜찮다는 생각만 하고 계약할 생각을 못했지라는 자책도 해봤다.
하지만 지나간 일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피드백뿐이다.
이번 경험으로 얻은 피드백은 아래와 같다
피드백 및 배운 점
- 나한테 느낌이 온다면 바로 계약하자, 후회하더라도 다음 계약 때 적용하면 된다 첫술에 배부르지 말자
- 부동산에 하루 전 연락을 다 돌려보자, 그래야 볼 수 있는 매물이 많다.
- 조건을 낮추지 말자, 안 살 매물은 보는 나도 그렇고 중개사도 귀찮을 뿐이다.
- 내가 본 매물의 주소를 꼭 적자
- 다가구는 소유주가 한 명, 다세대는 소유주가 여럿이다.
- 건물이 지어진 연도별로 차이가 존재하다, 내가 원하는 조건은 주로 구축에 포함되어 있고, 신식 건물은 옵션은 좋은데 좁다.
얼추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된 것 같다.
나의 지금 계획은 다음 주 금요일에 사당동 근처 부동산 다음 문자를 보낼 생각이다.
"
안녕하세요 원룸 찾아보고 있는데, 내일 사당동을 가볼 생각인데
1000~2000 보증금에 월세는 관리비 포함해서 50~60이고요
구축 빌라 물건으로 방에 1.2m 책상하고 옷 행거도 들어가도 될 정도로 널찍한 원룸인데
2층이상 매물이 있나요?
"
위 조건은 내가 놓친 매물과 비슷한 조건인데, 이 정도면 나는 만족하고 들어갈 것 같다.
요약
- 느낌이 오면 그냥 질러보자
- 지나간 거에 미련을 가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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